“기술은 바뀌어도, 마케팅의 법칙은 바뀌지 않는다”
―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 배우는 불변의 마케팅 공식
작성 │ 류호윤 (경영학·컴퓨터공학 전공)
0. 불변의 법칙은 존재할까?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처음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은 전 세계 기업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기업들은 각 고객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노출하고, 유튜브와 SNS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술은 빠르게 진화하고, 플랫폼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유동적인 시대에도 ‘불변의 법칙’이 존재할 수 있을까?
『마케팅 불변의 법칙』(알 리스, 잭 트라우트)은 단호하게 “Yes”라고 말한다. 저자는 기술은 진화해도,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의 인식과 심리라는 점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담긴 22가지 법칙은 단순한 팁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기’이다.

1. 리더가 되거나, 독점하라
『마케팅 불변의 법칙』(알 리스 & 잭 트라우트)은 마케팅에도 물리 법칙처럼 결코 흔들리지 않는 원칙들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핵심적인 법칙은 바로 ‘리더의 법칙’이다. 시장에서 가장 먼저 진입해 최초로 인식되는 것이 곧 기억에 남는 브랜드가 되며, 선점 효과를 가진다는 이야기다. 어떤 식당을 가더라도 소위 '맛집'으로 알려진 곳은 자신의 식당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원조격인지 강조한다. 자타공인 콜라의 원조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팬덤을 구축하코 있는 코카콜라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모두가 1등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들은 후발주자에게는 ‘독점의 법칙’ 을 제시한다. 자신만의 카테고리, 혹은 기존 리더와는 다른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LG의 “가전은 엘지”, 볼보의 “안전”, 나이키의 “Just do it” 과 같은 문구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기업 정체성을 소비자의 기억에 '독점적으로' 심는 전략이다.
이 법칙의 핵심은 단순한 브랜딩을 넘어, 소비자의 인식 속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느냐이다. 오늘날처럼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명확한 단어, 문구로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상기시킨다.
2. 확장은 독이 되기도 한다
현대 마케팅에서는 브랜드 확장이 흔하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이 전략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브랜드가 너무 많은 것을 하려 하면 오히려 소비자의 인식이 혼란스러워지고, 핵심 가치가 흐려진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모든 소용이 되어주려 하다 보면 문제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는 “라인확장(line extension)의 원칙(=집중의 법칙)”을 강조한다. 하나의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시장 내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다수의 브랜드를 가진 백종원의 프랜차이즈도 예외는 아니다. 백종원 개인의 브랜드는 강력하지만, 각 음식의 카테고리 안에서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우리는 피자를 먹을 때 도미노나 파파존스를 먼저 떠올리지, '백보이피자'를 기억하지는 않는다. 반면 코카콜라는 음료 회사로서 1인자가 되었으며, VALVE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유통 플랫폼이 되었다.
'라인확장의 법칙'의 핵심은 바로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선택하는 용기이다.
3. 유행보다 지속성, 감각보다 원칙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한 유행 제품 ― 예: 허니버터칩, 포켓몬빵 ― 들은 강한 단기 수요를 불러일으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 은 이를 “가속의 법칙”과 “희생의 법칙”으로 설명한다.
마케팅에서는 빠른 확산이 성공의 조건이지만, 그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면 유행은 일시적인 소음으로 그친다.(가속의 법칙) 유행을 ‘운 좋게’ 만든다면, 이를 장기 수요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는 본질을 지키며 소비자의 신뢰를 쌓는다.(희생의 법칙)
눈에 띄는 마케팅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된 브랜드 경험과 지속가능한 수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실패하더라도 기본원칙을 지키며 다시 나아가는 것(실패의 법칙)이 오히려 더 강한 브랜드를 만든다.
[정리하며] 기술은 진화해도 사람은 감정을 따라간다
AI, 빅데이터, 추천 시스템 등 마케팅의 기술은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하지만 『마케팅 불변의 법칙』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기본'과 '원칙'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소비자는 자신이 기억하는 브랜드를 사랑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브랜드를 믿는다. 기술의 발전이 소비자의 마음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시대에도, 결국 선택은 ‘사람’이 한다.
마케팅은 심리와 인지의 게임이다. 이 책은 '기본'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원칙'이 왜 시대를 초월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기술은 도구일 뿐, 진짜 마케팅은 사람의 마음에 남는 것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The Immutable Laws of Marketing)』 , 알 리스/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맵